우리가 불안하거나 때로는 감정에 못이겨 울고 있을 때 흔히 주변 사람들은 "일단 진정하고 가만히 있어봐"라는 말을 해주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만히 있는 것이 진짜로 우리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수 있을까요? 아니면, 단순히 억누르고 진정 되길 바라며 버티는 걸까요?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나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훨씬 더 몸 안에 남는 기억으로 작용합니다. 어떤 경험이 너무나 충격적이거나 무력감을 느꼈을 때, 그 감정은 말로 표현되지 못한 채 우리의 몸 깊은 곳에 저장됩니다. 그 결과, 비슷한 자극이나 환경이 다가오면 몸이 먼저 반응하게 됩니다. 가슴이 뛰거나, 숨이 빨라지고, 눈물이 왈칵 나오거나 심하면 몸이 경직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감사한 사실은 이처럼 몸에 남은 트라우마는 우리신체의 움직임을 통해서 해소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중에서도 최근 주목받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쉐이킹 요법입니다. 이 요법은 얼핏 보기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몸을 가볍게 떨기만 하는 이 간단한 방법이 생각보다 놀라운 감정의 정화를 유도합니다!
이제 실제로 이 쉐이킹 요법을 시도하며 경험한 것들을 중심으로, 그 방법과 효과, 그리고 그것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변화에 대해 나눠 보겠습니다.
1. 쉐이킹 요법이란 무엇인가? 트라우마를 몸으로 푸는 가장 원초적인 방식
쉐이킹 요법 또는 신체 진동 요법은 말 그대로 우리의 몸을 가볍게, 그리고 반복적으로 흔들면서 긴장을 풀어주고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동물들의 본능적인 행동에서 착안되었는데요, 야생에서 살아가는 사슴이나 토끼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도망친 후 안전한 곳에 도착하게 되면 전신을 떨면서 긴장을 푸는 행동을 합니다. 이것은 몸에 남은 생존 에너지를 방출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중 하나입니다.
사람도 이와 비슷합니다. 우리가 극심한 스트레스나 충격을 받은 뒤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거나 손이 떨리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보았을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신경 반응이 아니라 우리의 몸이 스스로 긴장을 풀기 위해 떨림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쉐이킹 요법은 이 원리를 의도적으로 활용해서 신체에 남은 트라우마 반응을 해소하려는 시도입니다.
실제 방법은 아주 단순합니다.
먼저 양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무릎은 약간 굽힌 상태에서 가볍게 무릎, 골반, 어깨 순으로 위에서 아래로 리듬감 있게 떨기만 하면 됩니다. 처음엔 몸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점점 익숙해지면 몸이 스스로 흔들리도록 맡기는 상태로 자연스럽게 넘어갑니다.
특이한 점은, 단순한 움직임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인 반응이 굉장히 깊다는 것입니다. 쉐이킹을 몇 분만 해도 몸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나거나 때로는 웃음이 터지기도 합니다. 머리로는 별생각이 없는데, 감정이 몸에서 스르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오는 것입니다.
2. 쉐이킹 체험기 눈물이 나올 줄은 몰랐다!
그냥 몸을 흔드는 것 뿐인데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하고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직접 해보니 예상치 못한 감정의 파도가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어깨를 으쓱이며 가볍게 몸을 흔들었고, 2~3분쯤 지나자 무릎이 말랑말랑해지면서 리듬이 몸 안에서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음악도 없이 조용한 공간에서 오직 내 움직임만 느끼는 그 시간이 지나자, 숨이 점점 깊어지고,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며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특히나 놀라웠던 것은 딱히 슬픈 생각이나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는데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마치 몸 어딘가 깊숙한 곳에 박혀 있던 감정이 쉐이킹이라는 움직임을 통해 열리고,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몇 번의 쉐이킹을 반복할 때마다 감정의 결이 달라졌습니다. 어떤 날은 분노가 치솟듯 올라왔다가 빠졌고, 어떤 날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력감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건 단 하나, 몸이 감정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을 몸이 스스로 치유할 줄 안다는 것이었습니다.
3. 흔드는 동안 회복된다 – 쉐이킹 요법이 마음에 미치는 변화
쉐이킹 요법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심리적인 억지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상담가를 만나 감정을 말로 설명할 필요도 없고, 명상처럼 집중하거나 마음을 비우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단순하게 몸을 맡기고 흔들기만 하면 되는 이 간단한 방식이 오히려 더 깊은 해소를 유도합니다.
정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변화들이 나타납니다:
첫째, 불안감이 해소 됩니다. 쉐이킹 후에는 놀라울 정도로 심장이 차분해지고, 과호흡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는 실제로 자율신경계의 긴장 상태가 낮아졌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둘째, 감정의 재처리 과정이 일어납니다. 흔들림을 통해 몸에 갇혀 있던 감정이 처리 가능한 상태로 올라옵니다. 말로 표현되지 않던 감정이 떠오르며, 스스로 감정을 인지하고 정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셋째,잠재 트라우마 해소가 해소됩니다. 트라우마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기억하지 못해도 몸속에 흔적을 남깁니다. 쉐이킹은 그 무의식적 기억에 물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입니다.
이 모든 효과는 단순한 몸떨기라는 행동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놀랍습니다. 몸을 흔드는 단순한 행위가 이렇게 깊은 내면의 회복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몸의 지혜가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 졌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감정을 치유하려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마음을 들여다보기보다 몸을 먼저 흔들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감정은 기억이자 에너지이며, 그것은 신체 곳곳에 저장됩니다. 특히 트라우마는 의식보다 먼저 몸에 각인이 되고, 머리보다 몸이 먼저 기억하고 반응합니다.
쉐이킹 요법은 그런 점에서 굉장히 단순하지만, 근본적이고 안전한 감정 해소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떨기만 했을뿐인데도, 눈물이 멈추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던 그 순간처럼, 우리의 몸은 스스로 회복할 줄 알고, 흔들리며 균형을 찾을 줄 압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말로 설명되지 않는 슬픔, 이유 없는 긴장,불안, 반복되는 무기력을 느끼고 있다면 이 방법을 사용해 보세요! 그냥 한번 가만히,몸을 흔들어보세요!
놀랍도록 조용하고 따뜻한 회복이 시작될지도 모릅니다.